2010년 5월 31일 월요일

자사호 이야기의 결론

이번 주에 출간될 필자의 책, '자사호 이야기'를 마치면서 의흥 자사 작가의 작가론을 끝내고 <결론>이라는 제목을 넣었다. 그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 그 부분을 열어보면, 다음과 같다.

명나라 시대빈의 작품 세계를 조망해 보면, 이미 그 당시에 전 분야에 걸친 모든 형태의 작품이 탁월한 작품성을 보였음을 알 수 있다. 그 이후 현재까지도 시대빈이나 혜맹신의 작품성에 버금가는 작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현대의 자사호 작가들은 그들의 작품성 안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만들어지는 대다수의 작품들은 그들의 아류이자 방작에 그치고 있으며,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새로운 형태의 자사호를 창작하려 해도 무언가 부족하고 조잡한 작품이 되기 때문이다. 그 원인을 단지 전통적인 외형에 익숙한 탓으로 돌릴 수만도 없다.

현대적인 디자인의 다구를 사용할 때 전통적인 것보다 균형감과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며, 재질과 중량은 불균형해 잡는 것은 편할지 모르나 사용하는 데는 불편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전통 디자인을 현대 디자인으로 변형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이다. 따라서 대다수의 작가들은 섣부른 창작을 하기보다는 전통성을 유지하려는 측면에서 모방이 주류를 이루는 듯하다.

당연히 이에 따른 반발도 적지 않다. 외형은 비슷하더라도 형상을 표현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아직까지 표현된 적이 없는 기물을 본떠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도 많다. 이런 모습은 명‧청 시기의 자사호들이 보여준 변천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 동기형을 본떠 작업한 것으로, 더욱 심한 경우에는 토기와 도기의 형태들이 그대로 자사호 형태로 윤색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이제까지 표현된 적이 없던 청동기형 다호들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 이러한 청동기형 다호는 각형의 새로운 영역이라도 되는 듯 만들어지고 있다. 청대의 청동기형 다호는 가볍고 쥐기 쉬운 형태부터 출발해 여러 명이 즐길 수 있는 대형호의 형태로 발전했는데 현대의 청동기형 다호는 개개인의 작은 양을 담을 수 있는 기물로 변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2010년 5월 29일 토요일

제24회 부산청소년예술제 효도 차(茶) 올리기

가정의달 5월의 마지막 주일, 제24회 부산청소년 예술제가 (사)부산차문화진흥연구회주관으로 부산시민회관소강당 앞마당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의 주요 내용은 예절 다례인 "효도차올리기"다. 참여학교는 상당중학교, 해동중학교, 금정중학교, 동해중학교 학생과 부모 각각 24명으로 구성되었다. 예(禮)의 기본인 효(孝)와 차(茶)문화의 아름다운 조화로 현장학습을 통한 의미 있는 체험의 무대가 될 것이다.

[사진, 2009년 범어사 개산대제 '효도차올리기'중]

주최측은 예절을 통하여 고요한 마음과 밝고 희망찬 영혼을 가지고 용기와 삶에 열정으로, 다가올 미래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자신감 있는 청소년들의 추억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고자 한다.

효도 차 올리기 체험학습의 목적을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 정립과 인성 함양을 목적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마련하는 체험학습은 학생들에게 더할 수 없이 소중한 문화체험이라고 한다.

2010년 5월 28일 금요일

긴차의 '발한'이야기

흔히 차문화적인 용어를 보면 '발효'라는 단어가 상당히 넓게 사용되어 왔다. 보이차 발효, 홍차 발효 등등으로 그런데 '긴차의 발한 이야기'를 <죽천향실>블로그에서 보고는 그 내용이 상당히 의미있는 것이라 생각되어 옮겨 보았다.

죽천향실 원문보기 http://blog.daum.net/36254598 

 

紧茶 发汗的说法, 긴차의 “발한” 이야기

1951年5月中央民族工作团在西双版纳做社会调查,留有调查报告,其中关于车佛南的茶叶一文中写到:(2)紧茶;茶庄收购散茶后,即以大量的细黑条做包被——俗称面茶或梭边,以粗黑条做底——俗称高品或二届茶;以老茶做心子,制时一次将三者放入铜制筒子内待蒸热后,用布揉制成锥形,各为“锭”,然后堆置使其发汗即可出售,每锭干紧茶中6.5两。佛海最鼎盛时每年增产紧茶15000担,占总量80%以上。

這篇文章记于1951年5月说紧茶堆放是为了使其“发汗”,估计“发汗”是民间的说法,与分何俊、李佛一说的“发酵”是一回事。

1951년 5월 중앙민족공작단의 서쌍판납 사회조사 보고의 차불남(车佛南 = 车里, 佛海, 南嶠)적 차엽 문장내용 중:(2)긴차; 차장에서 산차를 구매 하여,가늘고 여린 세흑조는 바깥에(속칭 면차 혹 사변), 거친 조흑조는 밑 부분에(속칭 고품 혹 이계차), 늙은 노차는 가운데에 놓고,제작시 3종류의 찻잎(세흑조, 조흑조, 노차)을 동으로 만든 통에 담아서 증열 후,포대에 넣고 주물러 錐形추형(작은 모양?)을 만드는데 하나의 모양을“정錠”이라고 한다,그 후 퇴치堆置(쌓아 두기)하여 발한發汗을 시켜서 내다 판매하는데 건조된 매1정 긴차의 무게는6.5량이다。불해 최전성시 매년 긴차 생산량은 15000담으로,총 생산량(완성차 총생산량?)의 80%이상을 차지했다。

1951년5월 기재- 긴차 퇴방시 “발한發汗”을 시킨다는 문장 중 “발한”이라는 민간의 이야기는 이불일 선생의 “발효”와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發汗발한: 수분이 체표면으로부터 증발하는 현상

발한이란 표현은 찻잎속에 있는 수분을 증발시키는 일종의 건조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수분의 증발을 위해서 차를 쌓아둔다면 수분의 함량과 퇴치 시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건조와 동시에 일정수준의 발효가 분명히 일어나게 되어있다. 따라서 ‘발한’ 이라는 1950년대 민간의 표현은 현대개념으로 볼 때  ‘발효’와 같은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여겨진다.    _()_

첨언:홍차의 제다법중 발효에 대한 자료 발췌

④发酵 - 发酵俗称“发汗”,是指将揉捻叶呈一定厚度摊放于特定的发酵盘中, 茶中化学成分在有氧的情况下继续氧化变色的过程. 揉捻叶经过发酵,从而形成红茶红叶红汤的品质特点.

발효-  발효는 속칭“발한”이라고도 하는데,유념을 한 찻잎을 특수한 발효반(받침대)에 일정한 두께로 펼쳐 놓아둠으로,찻잎속의 화학성분이 호기성 상황에서 계속 산화하여 변색이 되게 하는 과정이다. 유념된 찻잎은 발효를 거쳐서 홍차의 홍엽 홍탕이라는 품질특점이 만들어진다.

2010년 5월 19일 수요일

안팽주 선생의 비판 이야기

  2010년 5월 13일 점촌에 있는 문경다례원(원장 고선희)에서 안팽주 선생을 만났다. 보천사에 다녀오는 길에 들렀다고 했다. 난, 안선생님께 석우연담을 통해서 차인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하나 해달라고 했다.

우리나라 차문화계에서는 안박사로 통하는 안선생님은 즉석에서 특유한 화법으로 글을 적어 주었다.

“현대문명이 발전할수록 역할이 세분화된다. 자기 전공도 아닌 사람이 남의 사정을 보고 비평은 하고 충고는 해도 비판과 선언을 해버리면 긴장과 신중함이 없어진다. 신중함을 갖는 것이 차인의 마음이다. 긴장과 신중, 겸손함을 공유하는 것이 이 시대의 차인이다.” 

안팽주 선생은 분명 속아픈 일이 있었고, 그것이 자신의 작품에 나타난 것에 대한 것임을 알려주셨다. 그 말씀이 바로 비평과 충고 그와 반하는 비판과 선언이라는 글귀로 대신하신 것이다.

분명히 관심과 간섭은 다른 것이다. 관심은 사랑이지만 간섭은 질시와 질투이다. 그러나 평범하게 사람에게서 흔히 보는 웃어넘길 일이 아닌 것은 바로 사회에서의 어느 정도 격식있는 자리에서의 발언은 흔히 비평이 될 수 있고 또 그와 반대로 비판이 될 수 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비평이요, 그에 상대하여 나타나는 것이 배려하지 않는 행위 바로 비판이다. 속사정도 모르고, 그 이유가 어찌되었건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나오는 것이 “발언”인데 그러한 언사가 비판과 선언의 의미로 다가왔다는 것은 본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외변적인 곳에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비판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비평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장원 앞에서 여염집 처자들의 목소리는 높아질 수 있지만 그 대화를 비평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2010년 5월 16일 일요일

제5회 대구국제차문화축제

5월의 ‘世界名茶의 饗宴’에  차를 사랑하시는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차산업이 가장 활발한 도시인 대구에서 펼쳐지는 ‘대구세계茶문화축제’가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다. ‘세계명차의 향연’이란 주제로 5월 27일(목) ~ 30일(일)까지 4일간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마시고 즐기는 차문화를 산업으로 연계․발전시키고자 하는 시도가 엿보인다.

차산업관에서는 차생산지자체가 후원하여 참가하는 우리나라 각 지역 특유의 차를 만나볼 수 있다. 하동의 야생 수제녹차, 보성의 증제녹차, 김해의 장군차, 담양의 죽로차, 장흥의 떡차인 청태전이 전시․판매된다.

공예전시관에서는 흙과 불의 조화로 만들어지는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판매공간이 마련된다. 작가의 혼이 깃들어진 도자기들은 경기도 이천, 광주, 경남, 경주, 문경, 강진 등 전국각지의 기존작가와 신예작가들이 참여하여 작품세계를 보여줄 것이다.

축제위원회에서 준비한 다채로운 행사가 이번 축제를 한층 더 빛내줄 것으로 예견된다.

첫 번째는 국제 차문화전으로 국내 최초 한․중․일 다완학술발표회가 열린다. 일본의 심수관 15대의 일본다완에 대한 발표, 일본차노유문화 타니아키라학회장의 일본차문화사, 중국의 절강대학교 호소군 박사의 송나라 다완, 한국의 명지대 윤용이 교수님의 한국다완에 대한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이번 학회는 한․중․일 최고의 도예전문가들이 참여해 다완의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논하는 최초의 자리가 될 것이다. 또한 아시아 삼국의 도자 역사와 현대의 도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교육의 장이 펼쳐질 것이다.

두 번째로 무대행사를 꼽을 수 있다. 먼저 대구세계차문화축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백인진다가 개막식날 진행될 예정이다. 차를 사랑하는 마음과 정성이 아우러져 100명의 내빈에게 100명의 차인들이 차 한잔에 공경의 마음을 담아 진다하는 의식적인 행사이다.

행사기간 중앙무대에서 이루어질 ‘제2회 대한민국한복콘테스트’는 한복의 아름다움과 우리의 차향이 어우러진 멋진 무대가 될 것이다. 또한 유치원생부터 일반인까지 참여하는 ‘제24회 韓國茗戰-전통차예절겨루기’는 그 횟수만큼이나 명성을 더해 가고 있다. 특히 외국인 차예절겨루기대회는 우리의 전통한복을 입고 무대 위에서 직접 우리차를 우리는 외국인들의 모습에서 우리 전통차의 아름다움을 세계인들에게 홍보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찻자리 미학에서 빠져서는 안 될 ‘제3회 다화꽂이 경연대회’는 차와 소박한 꽃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세 번째는 전시․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제다체험관’에서는 생엽을 뜨거운 솥에서 덖어 봄으로 덖음차의 제다과정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세계명차관’에서는 세계 200여종의 차를 등급별로 전시하여 우린 잎까지 감상할 수 있고 명차시음을 통하여 각 차의 특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한지공예관’에는 한국의 시대별 음다풍속을 일반인들에게 재미있게 보여주기 위해 신라, 고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다례시연 모습과 도자기 제작과정을 인형으로 만들어 전시한다. ‘한지공예체험’에서는 전통공예품과 생활소품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운영된다.

영국의 홍차, 중국의 오룡차, 일본의 말차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세계차문화체험관’은 차를 가까이에서 접해 보지 못한 일반인들에게는 좋은 체험의 공간이 될 것이다.  

 ‘2010대구세계차문화축제’는 다양한 무대 및 전시, 체험공간을 마련하여 재미있고 유익하며, 온가족이 함께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차문화축제로 시민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연계하여 한국전통고유의 차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주목된다.

                                                                                                                 대구세계차문화축제

사무총장 김 길 령

 

2010년 5월 15일 토요일

허충순 - 한국의 화도(花道)

5월1일 행사를 앞두고 전날인 4월30일에 매암차박물관에 도착했다. 어둠컴컴한 시간이었는데 입구에 보이는 분은 작업복 차림의 허충순 선생이 제자들과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우리는 늦은 시간까지 담소하며 있을 동안 그는 메인 전시가 이루어지는 박물관내의 자리에서 작품 하나하나에 자신의 열정을 쏟아 붓고 있었다. 나는 가까이 가지 않았다.

괜히 작업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숙소로 이동하면서도 가까운 걸음에 찾아 가지는 않았다. 그렇게 새벽까지 일을 마치고 숙소로 오셨던 선생이 아침에 가장 일찍 또 그 현장으로 가신 것을 일어나서 준비하면서 알았다. 차인들의 세대로 따져보면 부산에서 1세대 차인이다. 그러한 그가 아직도 회원들과 함께 하는 작품전 최일선에서 움직이고 관리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매암차박물관 내, 실내 공간 하나하나에 작품을 연출]

꽃과 차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차를 마시는 것과 꽃을 즐기는 것이 그렇게 어울릴까 하는 이도 있겠지만 차와 꽃은 언제 어디서나 함께해 왔다. 다름아닌 풍광을 조율하는 찻자리의 기본원칙이기도 하며 자연을 끌어안아 사람도 자연 속에 있고자 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다만 그러한 꽃은 선비들의 좌석과 여인들의 좌석에서 차이가 났다. 그 꽃을 두는 장소와 꽃을 꽂는 화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변이를 찻자리에서의 풍류로 알고 즐겼던 우리네 조상들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그는 꽃으로 차의 세계를 아름답고 격조있는 자리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역사적인 사실, 혹은 사랑과 규방의 일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이러한 차와 꽃의 향연은 있어야만 할 행사이자 또 연구되어야 할 과제이기도 한 것이다.

이번 한국의 화도전 주제는 한국사에 살아 숨쉬는 여인들의 삶과 차생활이다.

즉 규방에서의 차생활이며 그러한 범례를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여인네들에 의하여 꾸며지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역사의 여인네들을 선정하여 박물관내의 방 하나하나에 어울림이 있는 꽃 연출을 보여주었다. 사실 상당히 힘든 일이다. 당시의 복식도 복식이려니와 시절마다 규방의 생김도 다르고 그 사용되었던 차도구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규방의 다례인 것이다. 이에 더하여 꽃까지 연출이 된다는 것은 상당한 연구 없이는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금번 박물관 전시는 차와 꽃이 둘이 아니라 하나 임을 보여주는 실천 차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차문화는 그저 차 하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실외가 아닌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당시의 규방, 사랑방의 규범이 그대로 적용이 되며, 시시때때로 갈았던 그림과 사벽의 기물, 그리고 꽃의 위치와 함께 계절에 따른 바꿈까지 이른다면 연구할 과제는 이만 저만 많은 것이 아니다. 현대에도 아마 그만한 찻자리를 구색있게 갖추어 낸다면 사실 훌륭한 찻자리가 아닐까 한다.

2010년 5월 12일 수요일

위안부 할머니와 가진 아름다운 찻자리

하동군 악양에 있는 매암차문화박물관(관장 강동오)내에서 일본군 위안부피해자할머니와 대구시민모임의 회원을 초청한 찻자리가 있었다.

5월1일 이날은 두가지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하나는 “할머니와 함께하는 웨딩패션쇼”라 하여 한번도 웨딩드레스를 입어 본적이 없는 위안부 할머니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히고 젊은 청년들이 파트너로 등장하여 차 밭을 거닐고 차를 대접받는 시간을 가졌다.

패션쇼를 마친 후에는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 예절다도학전공 학생들이 준비한 찻자리에 앉아서 차를 마시며 잠깐이나마 젊은이들과 전통 차에 대한 나눔의 자리가 되었다.

할머니들은 일본에 위안부라는 명칭으로 나라잃은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들과 함께 한 자리는 어떻게 해도 특별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할머니들과 함께 웨딩드레스가 같이 푸른 봄볕 속에서 같이 수놓은 일은 그 할머니들에게 있어서는 한풀이와도 같은 일이다.

[사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누가 그녀들과 혼사를 치루겠다고 했겠는가! 누가 그녀들과 함께 혼인하고자 했겠는가! 여인이라면 평생에 한 번 혼례를 치르는 것이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잔학한 만행에 의하여 그녀들의 인생자체를 송두리째 날려버린 과거 때문에 행여나 혼례식장 근처에도 가볼 생각은 추호도 할 수 없었던 그녀들이 아니었던가. 곁에는 젊은 청년들이 같이 손을 쥐었다. 그나마 그렇게라도 한풀이가 된다면 필자라도 뛰어 나가 그녀들의 손을 잡지 않으랴!

[사진, 봉향을 들고 길을 인도하는 박희준]

그녀들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입장하는 앞에 박희준 선생의 봉향을 들고 길을 헤쳐주며 길을 닦고, 그리고 그 옆에 대한의 청년들이 그녀들의 손을 잡고 인도하며 펼쳐진 너른 뜰에 부디 잠시나마 할머니들의 청춘을 보상받기 바라는 마음 그지 없었다.

그에 더하여 젊은 후손 처자들의 따뜻한 차 한잔은 비록 일배!를 외치던 혼례상 앞의 청주 한 잔 만큼 손이 떨리고 가슴이 뛰지는 않지만 그 옛날 그네들이 누릴 수 있었던 합환주와 다를 바 무엇이랴. 감동이나 감격스러워 눈물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세상 같이 살아가는 동안에 드리고 싶었고 또 나누고 싶었던 것을 마음으로나마 나누고 또 이루어드렸으니 그나마 후손들이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을까. 후손들이 무엇을 얻고자 함이 아니라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도 있었다는 의식 속에서 그들에 대한 대접이 곧 우리를 떳떳이 한다는 것은 아니었을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더 큰 무엇이 있기에 우리는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사진, 위안부 할머니에게 차를 대접하는 자리]

기획 목적 -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문제는 이 시대를 같이 숨 쉬고 있는 모두의 이야기이며 책임이다. 역사의 진상을 알리고,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이어나갈 우리 시대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우리는 ‘아름다운 동행 - 동무야 소풍 가자!’를 기획하고 진행하고자 한다.

가슴이 시리고 눈물 나지만 패배적이지 않는 우리 시대 할머니들의 진실된 아름다움을 소박하게 있는 그대로 그려내고자 한다. 또한 전체 참가 성원들의 신명나는 놀이마당을 펼쳐 모두가 하나 되는 축제로 승화시키고, 이 차소풍을 통해 차의 기본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나눔’을 실천하는 장으로 만들고자 한다.

* 일시 : 2010년 5월 1일 13:00 ~

* 장소 : 경남 하동군 악양면 매암차문화박물관 내 찻자리

* 초대손님 : 일본군 위안부피해자할머니와 대구시민모임

* 펼치는 이 : 이명자ㆍ정성자ㆍ황보정애ㆍ김민선ㆍ박경희ㆍ최성희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 예절다도학전공)

 

2010년 5월 9일 일요일

절강대에서 생화학 전공하는 김은혜 학생

[절강대 석사 1년차, 생화학 전공자 김은혜]

2010년 5월 현재 중국 절강대에서 유학하는 한국인 학생은 3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 중에서 차학(茶學)을 전공하는 유학생은 박사 5명, 석사 4명, 학부생 1명이다. 2005년 학부과정에 입학해서 현재 석사과정에 있는 김은혜를 5월 5일 절강대 차학과 3층 복도에서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잠시 다도반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에서 유학온 학생들의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은혜는 한국에서 차 활동을 하는 이미애 선생의 따님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고3 때부터 알고 있었다.

언젠가 절강대에 찾아가서 한국인 유학생으로 유능한 인재들을 인터뷰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쉽게 찾아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번에는 절강대 교수 몇 분을 촬영하기 위한 일이기에 유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절강대 차학과가 있는 건물]

차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가장 기피하는 쪽이라고 하기 보다는 어려워서 가까이 갈 수 없는 학문이 생화학 분야이다.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 가운데 훗날 실질적으로 차 학문의 기초를 다지는데 큰 힘이 될 거라는 생각에 김은혜 학생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은혜는, 차를 전공하기 위해서 절강대학으로 유학 온 것을 잘 했다고 했다. 이곳에서 생화학, 심평, 재배, 육종, 가공 등을 전방위적으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부 과정에서는 주로 동물실험(실험쥐)을 통한 차의 약리작용에 대해서 연구를 했고, 졸업 논문은 "녹차가루가 당뇨병에 미치는 효과"였으며, 석사 과정인 현재는 테아플라빈(Theaflavin)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훌륭한 교수의 지도 아래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앞으로의 희망은 일본이나 스위스에 교환 학생으로 가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스위스는 차가 생산되는 곳은 아니지만 차의 폴리페놀을 추출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곳이다. 그래서 차학과에서는 교환 학생으로 스위스에 가는 것도 하나의 희망이라고 한다.

이번 방문에서 처음엔 절강대 차학과에서 학습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학생이 있어서, 향후 신입으로 입학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고 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김은혜 학생으로 부터 희망적인 말을 듣고 서는 석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며, 다음번 방문 때는 전공자별로 취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2010년 5월 2일 일요일

올해 명차 선정은 어떻게 하는가?

[하동 차 시배지 부근에서 햇살이 잘 들어오는 자리의 차나무, 4월30일 촬영]

올해는 유난히 이상 기온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4월과 5월에는 차(茶)로 인한 농가들의 바쁜 일손을 기다리고 있었고, 아울러 햇차를 기다리는 마음은 누구나 같은 처지에 있다. 필자는 3월 부터 보성 차밭에 자주 가 보게 되었다. 위도상으로 높고 낮은 지역을 두루 다녀 보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자연 환경이다.

그런 와중에 4월30일 오후에 화개에 도착했다. 차 시배지로 가서 사진 작업을 해보았다. 보성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가 싶어 기대를 하였지만 이곳도 정도의 차이지 낮은 기온으로 찻잎이 정상적으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이렇게 있다가 갑자기 기온이 높아지면서 찻잎이 웃자라게 되는 날이면 낭패를 보게 된다.

하동이 이 정도 인데 보성은 말할 것도 없다. 찻잎을 충분해 채취해서 작업을 해야 차를 자유롭게 정성을 다해 만들 수 있는데 걱정이 안될 수 없다.

그런데 명차 품평 대회가 있다. 출품 요강을 보면(아래 참조), 4월 29일 도착 한 것만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최소한 4월28일에는 완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찻잎을 귀하게 채취하여 만들수는 있겠지만 무리한 진행이 아닌가 싶다. 명차를 품평하고 선정하기 위해서는 찻잎 채취에서 절대적인 기후에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공정한 명차 품평이 가능할까 하는 기초적인 의문이 생긴다.

한국 명차 선정에 사회적인 공신력을 얻고자 한다면 무리한 일정 보다는 보성 지역의 기후를 감안하여 재공고하여 실시함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공고한 내용이라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하는 말이다. 하동에서는 45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보성내에서 작업하는 차농들도 마찬가지 입장으로 보인다. 보성은 하동보다 기온이 더 낮은 것 만은 확실한 것 같다.

- 아래 공고 참조 -

제 36회 보성다향제 『보성녹차 대축제』한국명차 선정대회 요강을 아래와 같이 공고합니다.

2010년 4월 13일

보성다향제추진회장

대회 요강

◦ 행 사 명 : 제36회 보성다향제 한국명차 선정대회

◦ 행사일시 : 2010년 5월 3일 10:00 ~ 15:00

◦ 행사장소 : 한국차소리문화공원 소리청(※사정에 의거 변동될 수 있음)

◦ 참가대상 : 식품제조가공등록을 필하고 국내에서 생산된 차를 수제 또는

기계로 가공한 건엽 제출이 가능한 업체

◦ 시상내역

- 대상(1명) : 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 및 상금 30만원

- 금상(1명) : 전라남도 농업기술원장상 및 상금 20만원

- 은상(1명) : 전라남도 농업기술원 녹차연구소장상 및 상금 10만원

참가(접수) 방법

◦ 접수기한 : 2010년 4월 29일(목) 18:00까지 도착분에 한함

※ 제출된 신청서 및 시료는 일체 반환하지 않습니다.

◦ 접수장소

- 전남농업기술원 녹차연구소 : 전남 보성군 보성읍 용문리 72-7번지 (☎061-853-5155)

- 보성군청 녹차사업단 : 전남 보성군 보성읍 보성리 807-2번지 (☎061-850-5387)

◦ 접수요령 : 신청서(별첨), 식품제조가공업 신고증 사본, 밀봉 시료(건엽 200g)를

우편(등기) 또는 직접 접수

※ 신청서 및 시료는 1업체당 1건(점)에 한함

◦ 기 타 : 본 대회 참가에 대하여 자세히 안내받고 싶으신 분은 전남농업

기술원 녹차연구소 최정 또는 보성군청 녹차사업단 소성만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