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도를 한 마디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계파를 초월하여 그들의 차에 대한 정신세계가 한국이나 중국과는 전혀다른 와비정신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이다. 나이를 불문하고 자신이 처한 그 순간, 환경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배워야 할 것이 많이 있다고 본다. 

실내에서 잘 갖추어진 차실에서 차를 내는 것이 아니라 불가피하게 외부에서 차실로서의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차를 내다 보니까 이렇게 전기화로 선이 노출되었는데 이것은 험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봐주어야 한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일본 차인들의 생각이라면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로는 미리 준비하여 전기선이 보이지 않도록 준비했어야 하는데 그런 준비를 전혀하지 않고 그대로 검은 전기선이 노출되어 차를 내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웠다.

일본 차를 많이 접하지 않은 분들은 이날의 일본 승려의 차내는 법은 여러 가지로 본보기가 되는 자리였으리라 본다. 일본 찻자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나는 사진 촬영으로인해서 늦게 자리에 앉아 차를 받았다. 78세의 나이에 이렇게 타국에서 차를 내는 봉사정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해 하면서도 우리도 언젠가는 이런 건강한 차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참가자를 대표해서 두가지 질문을 하였다. 일본에서 고이차와 우스차는 재배할 때부터 구분하여 관리하는가? 또 하나는 고이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차의 값은 얼마정도 되는가? 일본의 차 선생님들이 사용하는 우스차의 값은 얼마정도인가? 이런 질문은 초보적인 이야기이지만 여기 참석한 분들에게는 한국, 중국, 일본의 3국에서 차생활에 드는 비용부분을 한 번 객관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중국차에 대한 열풍과 특히 보이차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신으로 인하여 바르고 건강하게 차생활을 영위하고자 분들에게 까지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심지어는 차생활을 한다면 보이차를 마시지 않으면 안되는 것 처럼, 아무리 좋은 차를 대접해도 보이차를 마시지 않았다면 뭔가 대접에 소홀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중국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뭔가 왜곡된 차생활이 있기에 다도입문 55년 이라는 긴 세월동안 차생활을 한 분의 가치관을 조금이라도 엿듣고 싶었다.
그들의 단박하고 참신한 차생활을 참석한 지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고이차용 말차와 우스차용 말차는 재배할 때 구분되어있다고 한다.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혼돈하는 분들에게 의미전달을 바로하기 위해서 질문하게 되었다. 고이차로 사용하는 찻값은 한 캔에 5,000엔-18,000엔 정도, 우스차는 차 선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차이므로 차를 어떤 방식으로 구입하는가 하는 유통적인 문제가 있기에 가격을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하셨다. 필자가 현지에서 일본 다도의 세 가문인 우라센케, 오모데센케, 무사노코지센케의 차 선생님들이 많이 일반적으로 차실에서 사용하는 말차는 1,4000엔에 5,000엔 정도로 알고 있다.
일본은 찻값의 유통이 건전한 편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예상가능한 선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녹차 가격은 포장지에 표기된 값도 판매처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찻자리에서 많이 등장하고 차인이 아니라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보이차 가격은 유통적인 측면에서 보면 예측이 가능한 것이 되지 못한다. 무조건 비싼 것이 좋을 것이다는 시장 원리와 보이차 값은 다르다. 처음부터 차 자체를 잘 모르는 분들이 이러한 유통 구조를 왜곡시키고 있기 때문에 더 그렇기도 하다. 일본의 다도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차의 가격을 볼 때 우리는 너무 비싼 차를 마시고 있거나 비싼 차 값 때문에 차생활을 영위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본 차의 세계에서는 고가의 차, 특별한 차로서 차회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여럿이 있는 가운데 같이 듣고자 질문을 하였다.
오늘 이 자리에서 소고종구 스님은 78세 임에도 곳곳하고 단아한 자세와 밝은 얼굴, 일기일회의 정신으로 차 한잔 씩 모두에게 내는 그의 모습을 우리는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음... 일본에서 정식으로 하는 차회에 참석 해보지 않고 중국차를 먼저 접한 사람들은 중국차에만 빠져있는데 사실 훗날 일본 다도를 알게 되면 그동안 보이차 가지고 폼 잡은 일들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알게 될 것입니다. 중국차 전문점에서 일본다도 접하는 번개가 새롭군요 다들 그렇게 해서 하나하나 배우는가 봅니다.
답글삭제@겐조 - 2009/05/30 23:44
답글삭제겐조님이 우려하는 만큼 한국의 차인들 대다수가 중국차에 빠져있지는 않습니다. 중국차 전문점은 전국에 많이 있지만 일본차 전문점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서울에서도 중국차 전문점을 운영하면서 일본차와 도구를 취급하는 곳이 있습니다. 시장이 성숙되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으로 봅니다.
@겐조 - 2009/05/30 23:44
답글삭제차 생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을것입니다. 외적인 문화적인 부분은 극도로 발전하여 다도를 지향할 수 있을것이고 내적인 부분은 오로지 차 맛을 지향하는 쪽으로 구분 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차 맛을 지향하는 쪽은 대단히 죄송하지만 갠조님에 지적을 인정 할 수가 없습니다. 차 맛이란 크게 동양 삼국이 지향하는 바가 같으나 나라마다 약간의 기호 차이와 제다법에 따라 궁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중국차는 수준이 낮다. 일본차는 수준이 높다로 나누어 구분 한다는 것이 좀 우습지요. 그리고 주최측인 어떤 의도로 행사를 진행하였는지도 살펴 볼 필요가 있겠지요. 갠조님은 지적은 수준이 높은 사람이 한 수 아래 사람을 바라보면서 조금 수준이 올라오니까 대견하다는 표현으로 얼마든지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 할 수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맥락에서 일본다도를 잘 모르지만 겸손하라는 말은 있어도 거만하라는 말은 없었던것 같습니다. 결례가 되었다면 대단히 죄송합니다. 옆에서 바라볼때 행사가 조금은 미흡하지만 우리는 차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덕담을 주신다면 더 없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뭐 - 그렇게 크게 화내실일이 아닌데 화를 내신 것 같습니다. 너무 중국차가 난무하고 보이차 값이 현실과 맞지 않게 이루어지는 것 작년 부터부산에서는 이상한 흑차 붐이 불고 있는데 주변을 보니 그것도 개념없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해서 세상의 이치를 크게 보고 생각하면 좋겠다는 뜻이지 맛을 알고 모르고의 문제는 다른 차원이지요. 일본 다도의 우월성이라기 보다는 합리적이라는 뜻입니다. 차 생활을 좀 더 큰 시야로 바라보고 휴식기간에 교토의 대덕사를 거닐고 보면 한국 차계의 현실이 보입니다. 아쉬운 마음에 한 자 적은 것이 초정님에게는 반감으로 느끼셨는데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보면 이해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답글삭제비밀 댓글 입니다.
답글삭제@겐조 - 2009/06/02 11:42
답글삭제갠조님의 말씀 백번지당합니다. 또한 충분히 현실이 그렇고요. 또한 저 역시 큰 반감을 가지고 적은 글은 아닙니다. 그냥 해본 소리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울러 풍만한 차 생활 늘 기원드리겟습니다. 성울에서 티월드 차 박람회 행사 관계로 답글이 늦엇습니다.
겐조님, 인터넷 상에서 먼저 인사드립니다. 저는 부산에 사는 차 꾼의 한 사람입니다. 그것이 보이차든, 말차든... 취미생활은 자기 중심아니겠습니까? 결론은 수신(修身)하고, 수심(修心)하는 도구가 아니겠습니까? 공부하는 도구가 어디에 있던, 고미술품 수집가들이 처음엔 많은 수업료내면서 경험을 가지게 되는데, 처음부터 어떻게 속지 않고 공부가 되겠습니까? 처음에는 다 어설픈 것 같아 보이지만, 시간이 가면서 문화가 만들어 지지 않겠습니까? 과정을 목적이라 보지 마시고 수신, 수심하는 마음으로 다들 차생활 열심히 하시면... 좋은 결과를 있을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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