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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23일 일요일

진년은 보이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흔히 진년차, 노차 등으로 부르며 진년이라는 명칭을 오래된 차에 통칭으로 말하곤 한다. 대만에서는 진년 오룡, 진년 철관음 등의 말을 사용하지만 특히 보이차에 그런 말을 많이 사용하며, 진년이란 말은 오래된 ‘보이차’에만 사용하는 줄로만 알고 사람도 있다.

그러나 진년이라는 것은 그렇게 보이차에 국한된 사용을 하는 명칭이 아니다. 다른 차들도 진년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진년의 세상”이 따로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진년귤피차

차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에게 기운이 가라앉은 몸에 이로운 것은 구기자와 오래된 귤껍질이 우리 몸을 이롭게 한다는 한방의학적인 오래된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비단 우리나라의 동의보감을 들지 않더라도 한방에서는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히려 그러한 귤껍질을 말려 차로 대용하는 것에 대하여 우려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저 방금 말린 귤피로 차를 마시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과거 절강성 항주와 강소성 의흥에서 귤껍질과 구기자를 넣어 보차라고 마시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최근에는 진년 귤껍질이라고 하여 큰 다호에 구기자와 함께 넣어마시는 것을 확인하고 차에 대한 접근이 나 스스로 가두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진년(陳年)이라는 의미는 와인의 빈티지 개념과 다르다. 오히려 10년 20년 숙성시킨 보이차의 의미와 가깝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남방지방에서의 과일껍질의 경우 우수한 약효를 나타내는 생리학적인 효능을 자랑하는 것들이 많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민간처방 혹은 대용차의 개념이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대용차만큼 그들도 대용차의 입장에서의 차류가 무수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일반 차들과 함께 하면서 그 보완의 효과를 알고 있고 또 그것을 차꾼들의 입장에서 특별한 차 혹은 블랜딩의 방식을 채택하여 섞어 음미한다는 것은 우리가 이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할 것이다.

진년이라는 의미로 다시 살펴보면 보이차가 후발효를 한다고 해서 오래되고 숙성된 의미라는 진년을 사용하는 것은 바로 보이차가 그러한 진년의 의미에 적합하다는 것이지 진년의 단어 사용이 보이에 국한된다는 것은 아니다. 이에 필자가 경험한 구기자 열매와 진년 귤피를 블랜딩한 보이차를 음미하면서 느낀 것이 바로 차문화의 변용과 역사적인 발전이라는 점에서 과연 우리는 얼마만큼의 음용문화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이는 곧 의문이자 우리의 차문화 행보가 어디까지 왔는가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비교경험의 장면이었다.

앞으로 우리는 한국 녹차의 후발효방식이 진년이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을까? 녹차는 어떠할 것이며 대용차의 입장에서도 진년의 의미를 가지며 차문화로서 음용의 방법으로서 그만한 연구가 언제쯤 진행이 되고 또 실제 우리가 우리 한국의 차로서 진년의 이름이 붙은 차를 마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2009년 7월 26일 일요일

[류건집 다부] 한(艹 +寒)과 파(菠)에 관하여

오늘 류건집 교수님을 만나뵈옵고 학위 논문도 전해드리고 그동안 차계의 여러사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최근 출간되는 번역서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는 류교수님은 최근들어 번역서가 많이 나오지만, 차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것이 아니기에 많은 번역의 오류가 있음에 대하여 아쉬움을 표현하고. 여러가지 사항에 대하여 본의[本意]가 왜곡되어가는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올해 발행된 "다부 주해"의 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서 편역자인 류교수님의 뜻을  "석우연담" 블로그를 통해서 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나누게 되면서 그 첫 번째 글을 올리게 되었다.

--茶賦에 나온--  원광디지털대학교 석좌교수 류건집

내가 다부주해(茶賦註解)를 쓰면서 긴 지면을(p80-p100) 할애하여 역점을 둔 것 중의 하나가 한[艹 +寒]과 파[菠]에 관한 것인데, 이에 관해서 아직도 나의 본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서 요약해서 첨부한다.

먼저 결론은 “한[艹 +寒]은 맛이 시고 씁쓸하지만 약효가 많은 고차(苦茶) 계통의 차를 말하고, 菠는 여린 잎을 따서 만든 달고 부드러운 계통의 차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한[艹 +寒]과 菠”는 꽈리나 시금치로 만든 대용차가 아니고, “茗과 荈, 檟, 蔎, 같은 차의 이름이라는 말이다. 곧 앞에 나오는 “茗과 荈”이 차잎의 채취 시기에 의해 분류한 차의 이름이라면, 한[艹 +寒]과 菠”는 色香味에 의해서 분류한 차의 이름이라는 말이다.

이것이 결론이지 무슨 “꽈리차나 시금치차”라는 대용차를 말하기 위해서 그렇게 논리를 편 것은 아니다. 중간에 “꽈리나 시금치”라는 글자 곧 ”한[艹 +寒]과 菠“에 어떤 특징이 있기에 한재가 그렇게 분류해서 사용했을까 라는 것을 究明하기 위해서 차로 만들어 본 것이지 대용차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만들어 본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다시 말하면 한재가 중국에서 가서 들었던지, 혹은 어떤 글에서 읽었던지 “한[艹 +寒]과 菠”라는 차의 이름을 알고 있었던 것은, 내가 제시한 여러 기록들과 특히 “고대에 쓴맛을 가진 일종의 음료였다(古代一種含有酸味的飮料).” [『제민요술(齊民要術)』, 대소릉인(大小夌) 인(引)『범승지서(氾勝之書)』]는 기록으로 볼 때 확실한 것이다. 즉 한재 생존 당시에 차를 분류하여 부르는 “茗과 荈”처럼 “한[艹 +寒]과 菠”라는 차에 관한 명칭이 있었다는 결론이다. 이는 한재같은 도학자가 근거도 없이 임의로 이름을 만들어서 기록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둘은 어떤 차이로 구분해서 설명했을까 하는 의문을 풀어야 했다. 그래서 한[艹 +寒]과 菠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기록들을 조사해서 제시하고 또 만들어 보기도 한 것이다.

그랬더니 그 둘의 차이가 확연한 것이 들어나서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여기서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원래 차를 뜻하는 “荼는 씀바귀에서, 茶는 동백나무에서, 檟는 가래나무에서, 蔎은 풀의 이름에서, 茗은 단술[酩]에서, 荈은 쓴 씀바귀에서 轉義된 글자들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한[艹 +寒]과 菠”도 “꽈리와 시금치”에서 전의된 차의 이름이라는 것이 확실하다.

더욱 자세한 것은 졸저 <다부주해 ; 이른아침> p80-p100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책소개 : 도학의 정종(正宗)을 이어받아 군자의 길을 걷는 모든 사람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설파하고 있는 명저인 『다부』는 원문 자체의 길이가 그리 길지 않지만 기록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연구, 설명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에 편역자 류건집은 철저한 자료 조사와 고증을 바탕으로 원문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다 풍성한 의미를 얻어낼 수 있도록 구성하고자 노력하였다.